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지은 칠언율시(七言律詩)의 한시(漢詩). 두보가 56세 때 지은 한시(漢詩)로 출전은 <두시언해(杜詩諺解)> 초간본 권10이다.
시의 제재는 중양절(重陽節)의 등고(登高)라는 행사인데 등고는 중국에서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높은 곳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며 수유(茱萸)를 머리에 꽂아 액땜을 하던 행사이다. 등고를 하려고 높은 대에 오른 화자(話者)가 이날 신병(身病)으로 술도 먹지 못하고, 슬픈 마음으로 가을의 적막함과 자신의 서정을 구슬프게 읊은 7언율시(七言律詩)로서, 자연의 흐름 속에 비춰진 인생의 무상함이 대구법과 선경후정(先景後情)의 묘사를 통해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개관】
▶작가 : 두보(杜甫)
▶갈래 : 칠언 율시(七言律詩)
▶연대 : 56세 때(767년) 지음
▶표현 : 대구법, 선경 후정(先景後情)
▶성격 : 애상적(哀傷的), 영탄적
▶핵심어 : 停濁酒杯 (술잔을 새로 멈추었노라)
▶특징
- 대구법과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드러냄.
- 선경후정의 묘사를 통해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이 이루어짐.
▶제재 : 중양절(重陽節)의 등고(登高) 행사
▶주제 : 인생무상, 노경(老境)의 처량한 심회(心懷)
▶출전 : <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時 諺解)>
【구성】- 선경 후정(先景後情)
▶비추지경(悲秋之景)
* 수련(首聯) : 1∼2행 - 가을의 적막한 정경(情景)
* 함련(頷聯) : 3∼4행 - 강가의 쓸쓸한 모습
▶고한지정(苦恨之情)
* 경련(頸聯) : 5∼6행 - 외로운 나그네의 슬픔 경
* 미련(尾聯) : 7∼8행 - 노경(老境)의 처량한 탄식
【감상】
이 시는 중양절에 ‘등고(登高)’라는 행사를 하여 높은 대에 오른 시적 자아가 가을의 적막함과 자신의 서정을 구슬프게 읊은 칠언 율시로, 적막한 노년의 인생무상을 노래하고 있다.
싸늘한 가을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높은 언덕에 앉아,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술 한잔 기울이는 작자의 심정이 잘 묘사된 작품이다. 자연의 흐름 속에 비춰진 인생의 무상함이 대구법과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이루어진 선경 후정의 묘사를 통해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수련과 함련에는 자연적인 배경을, 경련과 미련에 서정적 자아의 정서를 표현하는 선경후정(先景後情)의 시 작법을 통하여, 가을이라는 계절에 느끼는 상념을 표현하고 있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가을의 적막한 정경과 강가의 쓸쓸한 모습을 노래하고 후반부에서는 외로운 나그네의 슬픔과 노년의 처량한 탄식을 노래하였다.
이 시는 글벗인 이백(李白)을 잃고 신뢰하는 은인 엄무(嚴武)와 헤어진 두보는 오랫동안 앓던 폐병(肺病)의 악화에다 귀가 들리지 않게 되는 불은을 맞는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애통한 마음으로 만물이 조락(凋落)하는 쓸쓸한 가을을 맞이하여 인생의 비애감(悲哀感)이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풍기고 있다.
1구에서는 가을의 경치를 읊었으나, 슬픈 정회(情懷)가 어려 있고, 2구에서는 떠돌아다니는 자신을 새에 비겼고, 5구에서는 늘그막의 자신에 대한 한(恨)을, 6구에서는 외로운 심경을, 8구에서는 노쇠한 몸에 쌓여 있는 근심을 잊게 하는 탁주마저 못 마시는 괴로운 심정을 노래했다.
전련(全聯)이 정제된 대구로 엮이었으니 처량한 격조는 스스로 낭송(朗誦)을 재촉한다. 전 4구는 등고(登高)헤서의 견문한 기색을 사생(寫生)했고, 후 4구는 그에서의 감흥을 읊었다.
경물(景物)의 사생에 있어 수련(首聯)은 가을산이요, 가을강이다. 함련(頷聯)의 1구(一句)는 수련(首聯)의 승(承)이요, 제4구의 부연(敷衍)이니, 전(前) 4구에서는 누를 길 아득한 설은 수한(愁恨)을 꿀꺽 참아 지긋이 감추었다. 이 점이 두보의 독자적인 법체(法體)여, 그의 상투다. 극하되 격하지 않고, 슬쩍 한숨으로 재우는 관후(寬厚)는 눈치조차 안 보이다가 대뜸 후(後) 4구에 실토한다. 이 냉가슴은 거국만리(去國萬里)한 나그네의 기구한 신세와, 다병(多病)과 간고(艱苦)에 부대낀 천정(天定)의 선물, 번상빈(繁霜鬢)이 독차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