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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羌村 三首中第二首(강촌 3수중 제2수)
    당시 2022. 11. 11. 22:28

    羌村 三首中第二首(강촌 3수중 제2수)

    杜甫

    晚岁迫偷生,还家少欢趣。

    娇儿不离膝,畏我却去。

    昔好追凉,故边树

    萧萧风劲事煎百

    知禾黍收,已糟床注。

    如今足斟酌,且用慰暮。

     

    나이 먹어 그럭저럭 살게 되니, 집으로 돌아와도 흥취가 별로 없네

    아이가 내 무릎을 떠나려 하지 않음은, 아비가 다시 떠날까 걱정을 하는 것이리라

    이전에는 시원한 곳 찾아서, 고향의 연못과 숲 주변을 다녔건만

    휘휘 불어오는 북풍의 기운에, 나라를 생각하니 잡념만 들끓는구나

    술 빚는 곡식 수확이 끝나, 술주자에 술을 넣었음을 알고 있어

    마실 술은 충분할 것이니(짐작컨데 술은 충분할 것이니), 늙은 이 몸 위로할 때 쓰면 되리라

    지난 포스트에 이어서 두 번째 시를 한번 번역해 봅니다. 제1수와는 시간적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시간의 순서대로 시를 쓴 것인데 먼길을 고생해서 집으로 돌아온 이후 며칠 동안의 삶의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세박투생(晚岁迫偷生)이란 말에서 만세(晚岁)는 단어 그대로 늦은 나이 즉 늙은 자신의 나이를 표현한 것이고 투생(偷生)이란 말은 구차투생(苟且偷生: 즉 구차하게 인생을 그럭저럭 억지로 살아간다는 임)으로서 앞에 협박에 쓰이는 단어 박()이 뒤의 말을 꾸며주면서 구차하게 그럭저럭 사는 것으로 핍박을 받았다는 말이 됩니다. 

    이는 두보가 숙종에게 밉보여 신임 재상 장호가 구해준 후 역사서에 따르면 숙종이 파직은 면해주되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는 것인데 (두보가 자꾸 밉보일까봐 장호가 이를 황제의 옆을 떠나게 해주었다고도 함) 그러니까 전체 상황을 이야기 해보면 나라가 전란에 휩싸여 인재가 필요한 시절에 황제에게 밉보여 고향으로 고생해서 돌아오게되어 기쁘기는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며칠이 지나니 자신은 늙어가고 허명만 있는 미관말직인데다가 실제로 대기 발령인 상태에서 고향도 아닌 외지 마을로 쫒겨와 지내게 되니 당연히 흥취가 아무것에도 나지 않는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요즘의 상황으로 바꾸어보면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한창 중요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데, 사장한테 밉보여서 강제 휴직을 당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할일 없이 보내니 너무 무료한 그런 상황이라고 할까요? 

    昔好追凉,故边树萧萧风劲事煎百虑 (억석호추량, 고변수, 소소풍경, 무사전백필(려))

    이 구절 두개는 서로가 대칭으로 비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래 전 고향에 살 때에는 여름이면 피서를 위해서 집 주위의 연못과 숲을 찾아 즐겼는데 지금은 이곳 강촌의 북풍의 기운을 맞으면서 수백가지 생각과 잡념에 고통스럽다는 말이 됩니다. 여기서 무사(抚事)라는 말은 국가의 안위 즉 안사의 난을 염려한다는 말일 것이고, 전(煎)이란 말은 약을 달이거나 고기 등을 굽거나 지지는 것을 말하며 백필 혹은 백려(百虑)는 백가지 즉 오만가지의 걱정이란 말이므로 합쳐서 해석해보면 수백가지 걱정을 다리거나 지진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전에는 고향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는데 지금은 귀양아닌 귀양으로 낯선 땅에서 비록 가족과 모두 만났어도 나라가 어찌될지도 모르고 또 본인도 이후에는 어떻게 다시 살아야 할지 몰라서 근심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知禾黍收,已糟床注。如今足斟酌,且用慰暮。(뢰지화서수, 이조상주, 여금족짐작, 차용위지모)

    결국은 오늘도 우리의 시성 두보는 그 탈출구를 술에서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촌 1수의 집에 천신만고 끝에 집에 돌아온 기쁨도 잠시 자신의 암울한 처지를 괴로워하다가 결국은 늦가을에 수확도 다 되었으니 술이나 마셔야겠다로 마무리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도 저도 안되면 술이라도 마셔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위의 내용에서 화서(禾黍 [héshǔ] )는 이름 그대로 벼와 기장으로서 술을 빚는 가장 좋은 재료이고 짐작(斟酌: [zhēnzhuó])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짐작하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족짐작(足斟酌)만족된다고 추측되다 의미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 이런 경우라면 짐작족(斟酌足)되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짐작이라는 두 단어 모두 술을 따르다는 뜻이므로 술을 따르는데 족하리라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이는 자해(辞海) 등 중국어 고어 사전에는 짐작(斟酌: [zhēnzhuó])의 첫번째 뜻이 도주(倒酒: 술병을 뒤집어서 술을 따르다라는 의미) 혹은 주주(注酒: 술을 집어넣다라는 표현으로 따른다고 표현한 것임)이 있고(후한서) 또 음주(饮酒)즉 술을 마신다라는 표현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번역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실 술은 충분할 것이니"로 번역하거나 "짐작컨데 술은 충분할 것이니"로 번역해도 큰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아무튼 작()은 당연히 술을 따른다는 말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알고 있었던 짐작(斟酌)이 이 단어였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고 짐()도 작()도 모두 술을 따르다라는 뜻이란 것도 역시 오늘 처음 알았고 "짐작"이란 단어가 '추정하다', '어림짐작하다' 혹은 요즘 말로 하면 '통밥을 때리다'정도의 말인데 술잔에 술을 제대로 따랐는지 넘치지는 않았는지 적정한 양인지를 추정한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지요? ^^

    오늘 배운 -단어를 잘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한자어인지 그리고 중국에서 유래한 것인지 전혀 몰랐던 단어- 두 단어는 구차(苟且: [gǒuqiě])와 짐작(斟酌: [zhēnzhuó]) 두 단어인 것 같습니다. 중국어로 발음해 보면 "꺼우치에"와 "쩐주오" 정도 될 듯 싶네요. 배움에는 끝이 없는 듯 싶습니다. 

    이 블로그에도 많이 포스트를 올렸었고 또 나름대로 혼자서도 한시 공부를 꽤 하는 편이고 그 세월도 꽤 지나서 중국어를 처음 배울 때로 생각해 보면 27년이 되어 가는데도 오늘 번역해 본 이 강촌 제2수는 너무 어려운 느낌이 듭니다. 저는 한시를 번역할 때 우선 한자사전과 중국어 사전등을 사용하여 제가 먼저 번역을 해 본 후, 중국의 百度와 한국의 이웃 블로그들이나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을 통해 먼저 번역을 한 분들의 번역시를 참고해 보는데 이 시는 번역한 분이 많이 없고 또 제가 생각하는 것과도 많이 달라서 제대로 번역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특히 무사전백필(抚事煎百虑)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두보가 처한 처지를 모르면 그저 근심만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무사(抚事)라는 말이 사전에도 없는 그리고 무라는 말은 원래 위로하거나 위문하다 혹은 돌보더나 쓰다듬다는 뜻 밖에 없어서 무슨 일을 위문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으로 앞뒤가 맞지 않아서 번역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백가지 염려를 지지다로 표현한 것 역시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닌지라 제가 번역한 것이 맞는지 조금 의심이 가네요. 무사전백필(抚事煎百虑)을 그냥 고려할 일이 있어서 수백가지 생각이 나는구나라고 번역해야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지금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많은 근심들로 애간장이 탄다"정도의 의미로 생각하면 될 듯 싶습니다.

     

    羌村三首中第三首(강촌 3수중 제3수)

    群鸡正乱叫,客至鸡斗争。

    驱鸡上树木,始闻叩柴荆。

    父老四五人,问我久远行。

    手中各有携,倾榼浊复清。

    莫辞酒味薄,黍地无人耕。

    兵戈既未息,儿童尽东征。

    请为父老歌,艰难愧深情。

    歌罢仰天叹,四座泪纵横。

    무리 지은 닭들이 어지럽게 소란하여, 손님이 와도 싸움은 그치지를 않네.

    닭을 몰아 나무위로 올려놓으니, 사립문 두드리는 소리 그제서야 들리네

    동네어른 너댓 분이, 내 오랜 여정을 위문왔네

    모두들 손에 하나씩 들고와, 술통을 기울이니 맑은술도 탁한 술도 있네

    술 맛이 좋지 않다 사양하지 맙시다, 기장밭엔 아직도 일할 장정이 없으니

    전란은 아직 그치지 않아, 아이들은 동쪽으로 전쟁에 나가 있어

    (남은)부모들 위해 노래를 불러, 어려운 시절 찾아준 마음에 고마움을 표했는데

    노래가 끝나 하늘을 보고 장탄식을 하니 온방 안에 가득히 눈물만 고이네

     

    매번 해보는 것이지만 시를 번역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수들은 번역시 역시 운율에 맞추어 한다는데 저는 그런 생각은 감히 못하고 그저 가능하면 짧게 시의 함의를 찾아보려 하는 정도이니 번역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너무 비난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시형(柴荆 [cháijīng] )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우리 말의 사립문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형이라는 말에는 제대로 된 문이 없는 누추하고 빈한한 집이라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두보는 원래도 그렇게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머나먼 타향에 가족을 급하게 피난 시켰으니 제대로 된 집을 구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이고 또한 두보가 2년 가까이 돌아오지 못하고 가족을 돌볼수 없었으므로 그 빈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두보의 시는 아름답고 애절하나 두보의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강촌삼수의 마지막 시인 이 시는 순서대로 쓰여진 것으로 보이고 강촌 일수, 이수와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촌 일수는 757년 가을에 지은 것이고 지난 번에 소개했던 곡강이수는 758년 늦봄에 지은 것이므로 이 곡강 일,이,삼수는 약간의 시간차이를 두고 757년 가을부터 늦가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757년 겨울 당현종의 아들이자 새로운 황제인 숙종 이형이 군대를 이끌고 장안으로 돌아오고난 후 두보는 가족을 데리고 다시 757년말에서 758년 초에 장안으로 돌아와 정8품 좌습유로 일정기간 근무하게 되는데 그때 지은 것이 지난 번에 소개한 곡강이수입니다.

    https://m.blog.naver.com/rchlht/221856778270

    경(倾 [qīng])이란 말은 기울이다는 뜻으로 경합(倾榼 [qīngkē])는 말그대로 술주전자 혹은 술통을 기울인다는 말이며 탁( [zhuó])은 혼탁(混濁)하다라는 말을 할 때의 탁의 중국어 간체자(简体字)입니다. 

    수중각유휴,경합탁복청(手中各有携,倾榼浊复清)이란 말은 동네 노인들이 두보의 집을 방문할 때 모두가 손에 술이나 요리 등을 하나씩 들고왔고 그래서 모여서 그 술과 음식을 먹으려고 술을 따르니 종류가 몇 가지 되어서 탁주도 있고 청주도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가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보는 사대부이자 정8품의 관리인데도 워낙 가난하고 경황이 없으니 동네사람이 아무렇게나 가져온 탁주도 청주도 모두 고마웠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막사주미박,서지무인경(莫辞酒味薄,黍地无人耕)이란 말은 술맛이 박하다 즉 맛이 없다고 사양하지 말라는 말인데 그 이유는 기장밭에서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고대에는 쌀이나 보리는 귀한 곡식이니 아마도 장안 지역에서는 재배를 하여도 상당히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술 담그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기장과 수수를 추수할 때 술의 원료로 주로 사용했을 것인데 일할 장정들이 모두 전쟁에 나가 없으니 밭을 맬 사람이 없어서 술 만들기도 어렵고 그래서 만든 술 역시 맛이 별로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술이라도 있으니 감사하게 마셔야 한다 뭐 그런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젊었을 때 혹은 학생 시절에 술잔 넘어가 술 흘리면 피같은 술 아깝다고 서로 난리치던 그런 마음 아닐까요? 아무튼 두보나 이백, 소동파 모두 어지간히 술은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하긴 술에 취하지 않고 맨 정신에 아름다운 시가 나오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청위부로가 간난괴심정(请为父老歌,艰难愧深情)이라는 구절이 조금 애매합니다. 여기서 청(请)이란 말은 청한다는 의미이고 위(为:爲)란 말은 ~를 위해서라는 말이므로 부모들 즉 찾아준 동네 노인들을 위해서 노래를 청하니라는 말인데 두보가 노래를 스스로 청해 불렀다는 말인지 다른 손님들 중에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있어서 노래를 청한것인지 제가 볼 때에는 애매한 것 같습니다. 뭐 누가 불렀어도 큰 차이는 없지만 말입니다. 간난괴심정에서 간난(艱難: 艰难: [jiānnán])이란 말은 매우 매우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두보 자신으로 보자면 지금의 처지이고 찾아준 동네 노인들로 보자면 자식을 전쟁터에 내보낸 어려운 처지 그리고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면 안사의 난과 위구르의 침략으로 온 세상이 전란에 처한 당시의 모두의 처지를 말하는 것이 됩니다. 

    괴(愧:[kuì])라는 단어는 주로 참괴(惭愧 [cánkuì])라고도 쓰이는데 부끄럽다 혹은 면목이 없다 미안하다라는 말이며 내구(内疚[nèijiù])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앞구절과 연계해서 보면 번역하기가 참 애매해서 "(남은)부모들 위해 노래를 불러, 어려운 시절 찾아준 마음에 고마움을 표했는데"라고 번역을 했는데 실제로 그 의미는 아이들을 전쟁터에 보낸 찾아준 동네 노인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는데 (부르도록 했는데) 이는 이렇게 험란하고 어려운 시절에도 자신을 잊지않고 술과 음식을 들고 찾아준 노인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고마운 깊은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두보가 불렀던 이 노래가 우리의 호프 두보의 성격상 즐거운 노래일 수가 없겠지요. 아마도 지금의 강촌삼수(羌村三首)를 노래로 불렀거나 강촌 1,2,3수를 동시에 불렀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쟁터를 떠돌며 수백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제1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제2수), 마을노인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전쟁에 나간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지막 이야기(제3수)를 노래로 불렀다면 다음에 이어지는 문구가 상상이 됩니다. 

    가파앙천탄,사좌루종횡(歌罢仰天叹,四座泪纵横) 여기서 탄(叹: [tàn])은 한자의 또라는 뜻의 우가 아니라 탄식(嘆息, 歎息)하다는 뜻의 한자 탄의 중국어 간체자 입니다. (슬픈)노래가 끝나고 하늘을 우러러 보며 탄식을 하니 사좌(四座)방안 사방에 즉 모든 사람들이 루종횡했다는 말인데 눈물이 종횡사해한다는 말은 꼭 번역을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야 전쟁이 없는 시대에 태어나 어려움은 있었어도 그래도 잘 살아왔기에 잘 모를 수 있지만 고대의 봉건 왕조 국가에서 내전이 발발하고 외적이 침략하고 황제가 사는 수도인 장안성이 함락되고 황제와 태자 수 없이 많은 대신들이 피난가는 상황 또 그 전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살아서 자식들과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징집되어 떠나 보낸 늙은이와 부녀자들 그리고 아이들만 있는 마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눈물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럴 때는 본인이 기분이 좀 그래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를 짓던지 즐거운 노래를 좀 부르면 될 텐데 우리의 꽉 막힌 두보는 꼭 슬픈 노래를 혹은 시를 불러서 모든 사람이 눈물을 철철 흘리도록 만드는 아재이니 정치판에서는 정말로 택도 없었을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3편으로 나누어 설명한 강촌삼수 전체입니다. 전체를 한번에 이어서 음미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듯 싶습니다. 

    羌村 三首(강촌 삼수)

    杜甫(두보)

    其一

    峥嵘赤云西,日脚下平地。

    柴门鸟雀噪,归客千里至。

    妻孥怪我在,惊定还拭泪。

    世乱遭飘荡,生还偶然遂!

    邻人满墙头,感叹亦歔欷。

    夜阑更秉烛,相对如梦寐。

    其二

    晚岁迫偷生,还家少欢趣。

    娇儿不离膝,畏我复却去。

    忆昔好追凉,故绕池边树。

    萧萧北风劲,抚事煎百虑。

    赖知禾黍收,已觉糟床注。

    如今足斟酌,且用慰迟暮。

    群鸡正乱叫,客至鸡斗争。

    其三

    驱鸡上树木,始闻叩柴荆。

    父老四五人,问我久远行。

    手中各有携,倾榼浊复清。

    莫辞酒味薄,黍地无人耕。

    兵戈既未息,儿童尽东征。

    请为父老歌,艰难愧深情。

    歌罢仰天叹,四座泪纵横。

    겹겹히 펼쳐진 석양의 붉은 구름, 석양은 그 구름을 뚫고 평지를 비춘다

    사립문에 지저귀는 참새들, 돌아온 나그네는 천리길을 맺는다

    아내와 아이는 놀라서 바라보다, 놀란가슴 진정하고 눈물을 닦는다

    천하가 어지러워 곳곳을 헤메이다, 이렇게 살아 돌아온 것도 우연이라 할 것인데

    이웃들은 담장가에 가득하고, 탄식소리 들리다 또 우는 소리 들리네

    밤이 깊어 초를 들어 (그대를)바라 보니, 마주 앉은 지금이 꿈속인가 하노라

    나이 먹어 그럭저럭 살게 되니, 집으로 돌아와도 흥취가 별로 없네

    아이가 내 무릎을 떠나려 하지 않음은, 아비가 다시 떠날까 걱정을 하는 것이리라

    이전에는 시원한 곳 찾아서, 고향의 연못과 숲 주변을 다녔건만

    휘휘 불어오는 북풍의 기운에, 나라를 생각하니 잡념만 들끓는구나

    술 빚는 곡식 수확이 끝나, 술주자에 술을 넣었음을 알고 있어

    마실 술은 충분할 것이니(짐작컨데 술은 충분할 것이니), 늙은 이 몸 위로할 때 쓰면 되리라

    무리 지은 닭들이 어지럽게 소란하여, 손님이 와도 싸움은 그치지를 않네.

    닭을 몰아 나무위로 올려놓으니, 사립문 두드리는 소리 그제서야 들리네

    동네어른 너댓 분이, 내 오랜 여정을 위문왔네

    모두들 손에 하나씩 들고와, 술통을 기울이니 맑은술도 탁한 술도 있네

    술 맛이 좋지 않다 사양하지 맙시다, 기장밭엔 아직도 일할 장정이 없으니

    전란은 아직 그치지 않아, 아이들은 동쪽으로 전쟁에 나가 있어

    (남은)부모들 위해 노래를 불러, 어려운 시절 찾아준 마음에 고마움을 표했는데

    노래가 끝나 하늘을 보고 장탄식을 하니 온방 안에 가득히 눈물만 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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