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삼락(人間三樂)
인간삼락(人間三樂)이란 인간이
누리는 세 가지 즐거움을 말한다.
1.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
"문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
문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는 것,
문을 나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
이것이 인간의 세 가지 즐거움이다."
[ 閉門閱會心書 폐문열회심서, 開門迎會心客 개문영회심객,
出門尋會心境 출문심회심경, 此乃人間三樂 차내인간삼락 ]
2. 다산 정약용은
'유수종사기(游水鐘寺記)'에서
"어렸을 때 뛰놀던 곳에 어른이 되어 오는 것,
가난하고 궁색할 때 지나던 곳을 출세해 오는 것,
나 혼자 외롭게 찾던 곳을
마음 맞는 좋은 벗들과 어울려 오는 것"
이때 다산은 세 가지를 다 갖추고 있었다.
진사가 된 21세 때의 글이다.
3. 추사 김정희
일독(一讀) 이호색(二好色) 삼음주(三飮酒)
책 읽고 글 쓰며 항상 배우는 선비정신,
사랑하는 이와의 변함없는 애정,
벗과 함께 어울리는 풍류를 말한 것이리라.
그의 멋진 글씨가 남아 있다.
4. 공자가어(孔子家語) 육본(本)편
공자가 태산 기슭을 지나다가
비파를 들고 한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노인 영성기(榮聲期)를 만났다.
영계기(榮啓期)라고 기록한 책도 있다.
공자가 뭐가 그리 즐거우시냐고 묻자
그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과
남자로 태어난 것,
이미 95세가 됐을 만큼 장수하는 것을 꼽았다.
[吾得爲人一樂也 (오득위인일악야), 吾得爲男二也 (오득위남이야),
吾行年九十五有矣三樂也 (오행년구십오유의삼악야) ]
공자는 그를 "스스로 여유로운 사람"
[自寬人 자관인]이라고 찬탄했다.
< 영계기(榮啓期)의 세 가지 즐거움.>
자족하며 살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을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
공자(孔子)가 태산(泰山)에서 노닐다가 영계기를 만났다.
그는 사슴 가죽으로 만든 옷을 걸치고
새끼줄로 허리를 두른 초라한 행색이었지만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공자가 물었다.
“선생께서는 무슨 일로 그렇게 즐거워하는 것인지요?
(先生所以樂, 何也. 선생소이락, 하야)”
영계기가 대답했다.
「“나는 즐거움이 아주 많다오.
하늘이 낳은 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귀한데,
나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남녀의 차이가 있어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으므로
남자를 더 귀하게 여기는데,
나는 이미 남자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이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라오.
사람이 태어나서 해와 달을 보지 못하고
강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이미 95세가 되었으니 이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오.
가난이란 선비에게는 늘 있는 일이요,
죽음이란 사람의 마지막인 것이오.
늘 있는 일에 처하여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이니 무슨 근심을 하겠소?”
(吾樂甚多. 天生萬物, 唯人爲貴, 而吾得爲人, 是一樂也.
(오락심다. 천생만물, 유인위귀, 이오득위인, 시일락야)
男女之別, 男尊女卑, 故以男爲貴. 吾旣得爲男矣. 是二樂也.
(남녀지별, 남존여비, 고이남위귀, 오기득위남의, 시이락야)
人生有不見日月, 不免襁褓者, 吾旣已行年九十五矣. 是三樂也.
(인생유불견일월, 불면강보자, 오기이행년구십의, 시삼략야)
貧者士之常也, 死者人之終也. 處常得終, 當何憂哉.)」
(빈자사지상야, 사자인지종야, 처상독종, 당하우재)
이 말은 들은 공자는
“훌륭하다. 스스로 여유로운 사람이로구나.”라고 칭찬했다.
이 이야기는 《열자(列子) 〈천서(天瑞)〉》와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실려 있는데,
영계기가 세 가지 즐거움을 이야기한 데서
‘영계기삼락’이 유래했다.
《공자가어》에서는 영계기를 영성기(榮聲期)라고 기록하고 있다.
용례
비록 부유하진 않더라도 하루 세끼 밥 굶지 않고,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사는 것이 ‘영계기삼락’ 아니겠는가.
뭘 더 이상 욕심 낼 필요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