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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의 날과 ‘해상왕’ 장보고/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좋은 글 2022. 12. 2. 21:11

    무역의 날과 ‘해상왕’ 장보고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건국 초기 홰외 원조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던 국가 경제를 국민과 기업 정부가 혼연일체 되어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배경의 핵심은 수출에 있었다. 12월 5일은 ‘무역의 날’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수출입국(輸出立國)’이라는 기치 아래 수출주도형 개방경제정책을 추진하여 한국이 세계 무역 8위, 경제력 10위가 되는 길을 닦았다. 그는 ‘수출이 아니면 죽음!’ 이라며 ‘팔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팔아라’라고 수출을 독려했다.

    1963년에 수출은 8,680달러였는데 박 대통령의 독려로 1964년 11월 30일에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날이 ‘수출의 날’(지금은 ‘무역의 날’)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77년 제14회 수출의 날 치사에서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대국의 하나인 서독이 수출 10억불에서 100억불에 이르는 데 11년이 걸렸으며, 일본도 16년이 걸린 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7년이 걸렸을 뿐”이라 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에 최근 무역역조가 가속화되고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인한 내수위축도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 60%가 “1년 내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여야 모두 ‘극한 정쟁’으로 눈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외면해서는 안 되며 경제를 좌우하는 건 심리라는 점을 인식하고 신속 대응해야 한다.

    역사상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을 넘어 이슬람 세계에서도 ‘무역왕’으로 공인된 영웅이 있다. 바로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이다. 장보고는 평민 출신으로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궁복(弓福) 또는 궁파(弓巴)로, ‘활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려서부터 말을 타고 창을 쓰는 데 당할 자가 없었으며 물에 익숙하였다.

    장보고는 20세 전후(810년 경)에 당나라로 건너갔다. 정년(鄭年)과 함께 무공(武功)을 세워 서주(徐州) 무령군(武寧軍) 소장(小將)을 지냈다. 해적들이 신라인을 노략(擄掠)하여 노비로 사고 파는 것에 대해 분노하여 해상권을 평정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웠다.

    828년(흥덕왕 3). 장보고는 귀국 후 흥덕왕의 명으로 1만 명의 민군(民軍) 조직으로 장도에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하고, 청해진대사로서 해적을 소탕하고 서남부 해안의 해상권을 장악했다. 이 해상권을 토대로 당·신라·일본의 ‘삼국 무역’을 주도하며 인도·이슬람까지 교역을 확대해 신라를 국제무역 중심국가로 만들었다.

    장보고는 골품제 같은 신분제에 구애됨 없이 유능한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빈민들을 구제하고, 새로운 활동무대를 찾아 모여든 인재들을 포용해 민생경제를 번창시켰다.

    846년(문성왕 8). 장보고는 문성왕이 보낸 자객 염장(閻長)에 의해 불의에 피살되었다. “나라에 현인이 한 사람 있으면 그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장보고가 사라진 후 신라의 국운은 쇠퇴일로로 치달아 89년 후에 멸망하고 말았다.

    장보고는 한·중·일 3국의 역사서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인이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은 <번천문집>에서 장보고는 ‘동양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이라 평가했고, 일본 천태종의 3대 수좌였던 ‘엔닌(圓仁)’은 <입당구법순례행기>에서 “청해진대사의 어진 덕을 삼가 우러러 볼 따름입니다”라며 극진한 예우를 했다.

    미국 역사학자 ‘라이샤워’는 “장보고는 해양상업제국의 무역왕이다”라고 극찬했다. 지금 그의 동상은 중국 산동성 적산에 적산명신(赤山明神)으로 우뚝 서 있어 중국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바다를 무대로 나라의 미래를 개척한 영웅, 장보고를 알면 세계가 열린다. 무한경쟁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에 1200년 전 ‘해상왕’이 펼친 개척정신과 도전정신, 그리고 강인한 리더십을 경모하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出天弓術駭仙翁(출천궁술해선옹) 하늘이 낸 명궁으로 늙은 신선을 놀라게 했고

    弱冠離鄕宣武功(약관이향선무공) 20세에 당나라로 건너가서 무공을 세웠네

    大使偉名平水域(대사위명평수역) 청해진대사는 위대한 이름으로 해상권을 장악했고

    長風破浪靜天空(장풍파랑정천공) 긴 바람은 물결을 깨고 열린 하늘을 고요하게 했네

    東洋第一文人詠(동양제일문인영) 문인(두목)은 장보고를 동양 제일의 인물로 읊었고

    三國先頭靑史崇(삼국선두청사숭) 당·신라·일본은 장보고를 으뜸으로 역사에 기록했네

    日夕榮華哀惜盡(일석영화애석진) 세상 영화는 하루 저녁에 애석하게 끝났지만

    海神稱念奉英雄(해신칭념봉영웅) 해신은 잊지 않고 생각하는 영웅으로 받들어 지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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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일요서울i(http://www.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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