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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卜居 (복거) / 두보
    당시 2023. 6. 24. 00:57

    卜居 복거

    거처를 정하다

     

    浣花溪水水西頭 완화계수수서두

    主人爲卜林塘幽 주인위복림당유

    已知出郭少塵事 이지출곽소진사

    更有澄江銷客愁 갱유징강소객수

    無數蜻蜓齊上下 무수청정제상하

    一雙鸂鶒對沉浮 일쌍계칙대부침

    東行萬里堪乘興 동행만리감승흥

    須向山陰入小舟 수향산음입소주

     

    완화계 시냇물 서편에

    주인이 숲과 못 그윽한 곳에 나를 위해 집을 정해주었네.

    성곽 밖이라 속세의 일 적음을 알고 있는데

    또 맑은 강이 나그네 시름도 삭여준다네.

    무수히 잠자리 떼는 나란히 오르내리고

    한 쌍 자원앙은 짝하여 잠기고 뜨고 하네.

    동쪽으로 만 리 길 가는 흥을 탐직 하니

    모름지기 산음 향하여 작은 배에 들어야겠지.

     

    이 시는 상원 원년(760) 봄 두보가 한동안 초당사에서 지내다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초당을 지을 때에 지은 작품이다. ‘복거’는 터를 정하여 집을 마련한다는 뜻이다. 초사에 굴원의 작품으로 <복거>가 있는데 두보가 이를 빌어서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두보는 초당에 집을 짓기를 상원 원년에 시작하여, 보응 연간(762)에 일을 마쳤다.

     

    1 浣花溪(완화계) - 성도 서쪽 성곽 밖에 있는 시내. 일명 백화담百花潭이라고 한다.

    2 主人(주인) - 배면 또는 엄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분명하지 않다. 두보 자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설도 있으나 ‘爲’자와 맞지 않다.

    3 出郭(출곽) - 성곽을 나서다. 초당이 성도의 서쪽 성곽 밖에 위치한다는 말이다.

    4 澄江(징강) - 물이 맑은 강. 여기서 강은 금강錦江을 가리킨다.

    5 蜻蜓(청정) - 잠자리.

    6 鸂鶒(계칙) - 새 이름. 원앙보다 크고 보랏빛이 짙어 자원앙이라고도 불린다.

    7 ‘東行(동행)’ 2구 - 눈이 내리는 밤 문득 섬계에 사는 대안도가 생각나서 배를 타고 찾아갔다가 흥이 다하여 그냥 돌아왔다는 산음 사람 왕헌지의 고사와 오나라에 사신으로 가면서 (만리교를 가리켜) ‘만 리 길이 예서부터 시작되는구나’라고 탄식한 촉한 비위의 고사가 활용되었다. 만리교는 완화계의 동쪽에 있기 때문에 이로써 흥을 일으킨 것이다

    (참고)

    《세설신어․임탄任誕》: 왕헌지가 산음에 살 때에 어느 날 밤에 큰 눈이 내렸다. 그는 잠에서 깨어나 방문을 열고 사람을 시켜 술을 따르도록 하였다. 사방을 바라보니 온통 환한 달빛이었다. 이에 일어나서 배회하면서 좌사의 <초은시>를 읊조리다가 홀연 대안도를 생각하였다. 당시 대안도는 섬계에 살았는데, 왕자유는 그 밤으로 작은 배를 타고 길을 떠났다. 하룻밤을 다 지나서야 막 도착하게 되었을 무렵, 그의 문에 이르러 더 나아가지 않고 돌아왔다.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으니, 왕자유가 말하기를, “나는 본디 흥이 나서 갔다가 흥이 다하여 돌아온 것이니, 어찌 꼭 대안도를 보아야 하겠는가?”라 하였다.(王子猷居山隂, 夜大雪, 眠覺, 開室, 命酌酒. 四望皎然, 因起彷徨, 詠左思招隐詩. 忽憶戴安道, 時戴在剡, 即便夜乗小船就之. 經宿方至, 造門不前而返. 人問其故, 王曰, 吾本乗興而行, 興盡而返, 何必見戴.)

    《화양국지華陽國志》: 촉나라에서 비위를 오나라에 사신으로 보내게 되었는데, 제갈공명이 전송하니, 비위가 탄식하여 말하기를, ‘만 리 길이 여기서 시작되는구나!’라 하였다.(蜀使費褘聘吳, 孔明送之. 褘歎曰, 萬里之行, 始於此矣.)

    # 이 시는 초당을 아직 완성하지 않았을 때에 지은 것이다. 윗부분에서는 집을 지은 뜻을 밝혔고, 아랫부분에서는 모두 강가를 따라 일어나 감회를 말하였다. 공이 비록 촉 지역에 들어갔지만 동쪽으로 가는 것이 그의 평소 뜻이었다. 그래서 결련에서 특별히 강 이야기를 통해 감회를 부쳤다. 아마도 집짓는 일이 막 시작될 때였고 거처할 곳이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기에 두보의 심리가 복잡했을 것이다. 제갈공명과 왕헌지의 말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어 시상이 묘하다.

     

    王十五司馬弟出郭相訪遺營草堂貲

    왕십오사마제출곽상방유영초당자

    사마벼슬의 왕씨 성 아우가 외성을 나와 초당 지을 돈을 주러 방문하다

     

    客裏何遷次 객리하천차 江邊正寂寥 강변정적료

    肯來尋一老 긍래심일로 愁破是今朝 수파시금조

    憂我營茅棟 우아영모동 携錢過野橋 휴전과야교

    他鄕唯表弟 타향유표제 還往莫辭勞 환왕막료사

     

    나그네 신세라 어찌 그리도 궁색한지

    강가도 마침 쓸쓸하기마 한데

    기꺼이 이 늙은이 찾아와 주니

    오늘 아침에서야 시름이 풀리는구나.

    내 초당 짓는 일을 염려하여

    돈을 갖고 들 다리를 넘어 왔구나.

    타향에서 오직 그대 사촌 아우뿐이니

    왕래하는 수고로움 사양하지 마시게.

     

    자신의 사촌 동생인 왕사마가 방문하여 초당 지을 돈을 주고 간 사실을 말한 시이다. 성이 왕씨인 친척 동생의 구체적인 성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1 客裏(객리) - 타향에서 나그네로 지내다. 遷次(천차) - ‘집을 옮기다’. ‘이주하다’의 뜻으로 보아 객지에서 무엇으로 이사하는가로 풀이하기도 한다.

    2 江邊(강변) - 강가. 여기서는 성도의 서쪽 외곽에 위치한 완화계浣花溪 주변을 가리킨다. 正(정) - 막. 마침. 寂寥(적료) - 외롭고 쓸쓸하다.

    3 一老(일로) - 한 늙은이. 여기서는 두보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4 愁破(수파) - 근심을 풀어주다. 사마 아우의 방문이 나의 근심을 풀어주었다는 말이다.

    〔肯來 2구〕 생각지도 않은 의외의 일이어서 기뻐한 것이다.

    5 營(영) - 짓다. 만들다. 茅棟(모동) - 띠로 지은 집. 새로 지을 두보의 초당을 가리킨다.

    6 攜錢(휴전) - 돈을 가지고 오다. 過野橋(과야교) - 들 다리를 건너오다.

    7 表弟(표제) - 사촌 동생. 왕사마를 가리킨다.

    8 還往(환왕) - 돌아가는 것. 왕래하는 것. 莫辭勞(막사로) - 수고로움을 사양하지 말라. .

    # 위 4구는 외성을 나와 방문한 일을 서술하였고, 아래는 그가 초당 지을 경비를 준 것에 감사한 것이다. 하소연도 하고, 감사도 하하며 또한 바람도 말하였는데 표현이 일상의 구어인 듯하여 재미가 있다.

     

    蕭八明府實處覓桃栽 소팔명부실처멱도재

    현령 소실에게서 복숭아 묘목을 얻다

     

    奉乞桃栽一百根 봉걸도재일백근

    春前爲送浣花村 춘정위송완화계

    河陽縣裏雖無數 하양현리수무수

    濯錦江邊未滿園 탁급강변미만원

     

    삼가 구하노니 복숭아 묘목 일백 그루를

    봄이 오기 전 완화촌으로 보내 주시길.

    하양현에야 수없이 있을 터

    탁금강 가에서는 정원도 채우지 못합니다.

     

    상원 원년 초봄 초당을 가꿀 때 지었다. 명부는 현령을 말한다. ‘桃栽’는 복숭아 나무 묘목을 말한다. ‘栽’ 자를 심는다는 뜻으로 보기도 한다. 모처의 현령 소실蕭實에게 초당에 심을 복숭아 묘목 100 그루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시로 썼다. 초봄에 묘목을 구하면 때에 맞추어 심기 쉬우므로 복숭아나무를 빨리 보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1 奉乞(봉걸) - 삼가 구하다. 桃栽(도재) - 복숭아나무 묘목.

    2 春前(춘전) - 봄이 오기 전. 爲送(위송) - 위하여 보내다. 시인 자신을 위하여 보내 달라는 말이다. 浣花村(완화촌) - 두보가 성도에 정착하여 초당을 가꾼 마을. 《제민요술濟民要術》에 의하면 나무를 심을 때는 정월이 가장 좋은 때이고 2월은 늦은 때이다.

    3 河陽縣(하양현) - 하남 맹현孟縣. 반악潘岳이 현령을 지낸 곳이다. 반악은 하양현령이 되자 온 현에 복숭아와 오얏을 심어 사람들이 “하양현은 온통 꽃”이라고 하였다. 소실이 현령으로서 다스리는 고을을 비유한다.

    4 濯錦江邊(탁금강변) - 탁금강 가. 즉 초당이 있는 곳. 탁금강은 금강錦江이라고도 한다. 성도는 비단의 명산지이다. 비단을 짜서 이 강에서 세탁하였으므로 탁금강 또는 금강이라고 한다.

     

     

    田家述懷寄京城諸友二十四韻

    전가술회기경성제우이십사운

    농가에서 감회를 적어 서울의 여러 벗에게 24운 시를 부치다

     

    行止元多樣 행지원다양

    塞通何易評 색통하이평

    樂天隨自得 락천수자득

    處世在吾營 처세재오영

    週末常裝束 주말상장속

    田間促路程 전간촉로정

    及村休欅蔭 급촌휴거음

    到舍喜尨聲 도사희방성

     

    사는 모습이야 원래 다양한 법

    인생의 궁달窮達을 어찌 쉽게 평하리오

    자득하면 천명을 즐길 수 있으니

    세상을 어떻게 사느냐는 내 하기 나름이어서

    주말에는 늘 행장을 챙겨서

    밭 사이에서 길을 재촉하니

    마을 어귀에서 느티나무 그늘에 쉬다가

    집에 도착하니 삽살개가 짖는 소리 반갑구나

    坦腹開軒敞 탄복개헌창

    拂襟虛室明 불금허실명

    素嬰泉石病 소영천석병

    甘作里鄕氓 감작리향맹

    僦宅留安土 추택류안토

    焉同贅出情 언동췌출정

    親隣忌誕節 친린기탄절

    逈異狂歌征 형이광가정

    텅 빈 방 밝은 데에서 소매의 먼지를 털고

    열린 창 탁 트인 데서 배 드러낸 채 누우니

    평소 산수를 좋아하는 병에 걸려

    시골 사람 되는 것을 달가워한 덕이리라

    세 들어 살아도 편안한 곳에서 머무르니

    어찌 더부살이하는 사람의 심사와 같으리오

    이웃과 가깝게 지내되 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삼가니

    미친 사람이 노래하며 길가는 태도와는 전혀 같지 않다네

     

    #坦腹(단복) - 배를 드러내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있는 것을 뜻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아량雅量》에 나오는 왕희지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치태부郗太傅가 왕승상王丞相의 집에서 사윗감을 고르도록 사람을 보냈는데, 갔다 와서 말하기를, “왕승상의 자제들은 다들 훌륭합니다. 오직 한 명이 동쪽 평상에서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었는데 들은 척도 안했습니다.”라고 하니, 치태부는 바로 그 사람을 사윗감으로 삼았다. 그가 바로 왕희지이다.)

    虛室明: 《장자·人間世》에 ‘虛室生白’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이 욕심이 없고 청정하면 도심道心이 절로 생기는 것을 비유한다.

    嬰: 병에 걸리다.

    贅出: 데릴사위로 내보내다. 남의 집에 기식寄食하는 것을 비유한다. 진秦나라에서는 집안이 넉넉하면 자식을 분가시키고 어려우면 남의 집에 데릴사위로 보냈다고 한다. 《한서漢書》에 보이는 가의賈誼의 <치안책治安策>에 관련 이야기가 있다.

    狂歌: 초楚나라 광인 接輿가 노래를 부르며 공자 앞을 지나는 이야기가 《논어》에 보인다.

    晝賞嵐光秀 주상람광수

    宵憐月色晶 소련월색정

    千條沾雨柳 천조첨우류

    百囀感時鶯 백전감시앵

    雲起心無碍 운기심무애

    溪流步不爭 계류보부쟁

    遣懷唯麴米 견회유국미

    侑盞足藜羹 유잔족려갱

     

    낮이면 산의 청수한 기운을 감상하고

    밤엔 밝은 달빛을 예뻐한다

    천 가닥 버들가지 비에 젖었고

    시절을 느껴 꾀꼬리는 온갖 소리로 지저귀는구나

    구름 피어나는 모습 보니 내 가슴도 막힘이 없어지고

    개울 물 흐르니 내 걸음 그것과 다투지 않는다

    이런 날 심사를 푸는 것은 오직 누룩뿐

    술안주로는 명아죽 국이면 족하구나

     

    # 步不爭: 두보의 <江亭> 시에 “水流心不競(물이 흐르니 내 마음이 다투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麴米: 술 이름으로 ‘麴米春’의 줄임말이다.

    市井事煩冗 시정사번용

    郊坰身爽淸 교경신상청

    黙言眞意寤 묵언진의오

    詠賦俗機輕 영부속기경

    幽地抛書案 유지포서안

    潛夫忘姓名 잠부망성명

    交遊渾可絶 교유혼가절

    養息漸期亨 양식점기형

     

    저자에서는 쓸데없는 일이 번거롭더니

    교외에서는 몸이 상쾌하니

    말하나 침묵하나 삶의 참된 뜻을 깨닫고

    시를 읊조리며 지내니 속된 기심이 줄어든다

    그윽한 곳이니 책상 던져버리고

    숨어 사는 사람이니 이름 석 자 잊어버려도 되겠지

    남과 어울리는 일을 끊어버릴 수 있어

    내 몸을 기르는 일 점점 순조로워지는구나

     

    詩酒伴三友 시주반삼우

    隱官兼二生 은관겸이생

    旣摹唐少傅 거모당소부

    又效蜀君平 지효촉군평

    逸士財寧急 일사재녕급

    陋居胸却宏 거한심각굉

    環中觀抱一 환중관포일

    象外欲存誠 상외욕존성

     

    시와 술 등 세 벗과 짝을 하며

    은둔살이 벼슬살이 두 삶을 겸하니

    사는 방법은 당나라 태자소부를 흉내 내고

    뜻은 촉 땅의 엄군평을 본받아서이다

    자유롭게 사는 선비에게 재물이 어찌 요긴하랴

    누추한 곳에 사니 가슴은 도리어 커지기에

    시비를 벗어난 곳에서 도를 지키는 이치를 살펴보며

    물외物外의 이곳에서 내 성심을 지키고자 한다

     

    # 三友: 백거이 시 중에 <北窓三友>가 있다. “즐겁게 세 벗을 얻었으니 세 벗은 누구인가? 금을 연주하고 나면 번번이 술잔을 들고 술을 다 마시면 번번이 시를 읊조린다.(欣然得三友, 三友者爲誰. 琴罷輒擧酒, 酒罷輒吟詩.)”

    隱官: 백거이가 태자빈객太子賓客 분사동도分司東都로 재직할 때 <중은> 시를 지었다. “대은은 조정과 저자에서 살고 소은은 산골에서 산다. 산골은 너무 쓸쓸하고 조정과 저자는 너무 시끄러우니, 중은이 되어 관직을 맡으면서 은거함만 못하다.(大隱住朝市, 小隱入丘樊. 丘樊太冷落, 朝市太囂諠. 不如作中隱, 隱在留司官.)”

    少傅: 백거이가 태자소부을 지냈다.

    蜀君平: ‘군평’은 한나라 엄준嚴遵의 자이다. 그는 관직에 나가지 않고 은거하면서 촉 땅인 성도에서 점을 치고 살았는데, 매번 백 전을 벌면 문을 닫고 《노자》를 가르쳤다.

    環中: 둥근고리의 가운데라는 뜻으로 시비를 초월한 상태를 비유한다. 《장자·濟物論》에 나오는 말이다.

    抱一: 《노자》에 나오는 말로 도를 언제나 굳게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存誠 : 정성스러운 마음을 지키다. 성심을 보존하다. 《주역•건괘乾卦》에 “평상시의 말을 믿음직스럽게 하고 평상시의 행동을 삼가 사악함을 물리치고 성심을 지킨다.(庸言之信, 庸行之謹, 閑邪存其誠.)”라는 말이 있다.

     

    文繡犧牛命 문수희우명

    篋盛芻狗牲 협성추구생

    晉貂毋謂貴 진초무위귀

    衛鶴若爲榮 위학약위영

    後必遐尸位 후필하시위

    今應學偶耕 금응학우경

    津頭將定向 진두장정향

    正否問諸兄 정부문제형

     

    수놓은 비단으로 몸을 싼 소의 목숨은

    띠 풀로 만들어 상자에 담은 개처럼 희생이 되는 법

    진나라 담비 꼬리 장식을 귀하게 여기지 말 것이니

    위나라 학이 어찌 자랑스럽겠는가

    뒷날 일없이 자리 꿰차고 있는 짓은 멀리해야 할 터

    그러니 이제부터 짝지어 밭가는 일을 배워야겠다고

    인생의 나루터에서 내가 갈 방향을 정하려 하는데

    바른길인지 아닌지 여러 형들에게 물어 보노라

     

    # 文繡: 《장자莊子•열어구列禦寇》에 “그대는 저 희생 소를 보았는가? 수놓은 비단으로 옷을 해 입히고 꼴과 콩을 먹여서는 그가 끌려서 태묘로 들어갈 때에는 비록 어미가 없는 송아지가 되고 싶어한들 어찌 가능하겠는가?(子見夫犧牛乎. 衣以文繡, 食以芻菽, 及其牽而入於大廟, 雖欲為孤犢, 其可得乎.)”라는 말이 있다.

    篋盛: 《장자莊子•천운天運》에 “저 띠풀로 만든 개가 제상에 진설되지 않을 때는 조그만 대나무 상자에 담겨서 수놓은 비단으로 감싼 뒤 제사를 담당하는 시축이 제계하고 그것을 바치지만, 이미 진설된 뒤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그 머리와 등뼈를 밟고 꼴 베는 이가 그것을 가져다가 불 싸지를 따름이다.(夫芻狗之未陳也, 盛以篋衍, 巾以文繡, 尸祝齊戒以將之. 及其已陳也, 行者踐其首脊, 蘇者取而爨之而已.)”라는 말이 있다.

    晉貂(진초): 진晉나라 혜제惠帝의 숙부인 사마륜司馬倫이 황제를 참칭한 뒤 자신의 종들까지 작위를 수여한 것을 말한다. 담비 꼬리는 원래 시중侍中 등 고관의 관을 장식하던 것이다. 《진서晉書•조왕륜전趙王倫傳》에 “종복과 노비 또한 작위를 더해주니 매번 조회할 때에 담비꼬리와 매미 장식 관을 쓴 이가 조정에 가득 앉아 있었다. 당시 사람들이 그 일로 ‘담비꼬리가 부족하니 개 꼬리로 이었다.’라는 속담을 만들었다.(奴卒廝役亦加以爵位, 每朝會, 貂蟬盈坐, 時人爲之諺曰, 貂不足, 狗尾續.)”라는 기록이 있다.

    衛鶴(위학) - 위나라의 학. 《좌전左傳•민공閔公 2년》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겨울 12월 적 사람이 위나라를 정벌했다. 위의공은 학을 좋아하여 학을 대부가 타는 수레에 태우기도 하였다. 전쟁하러 나갈 때 백성 중에 갑옷을 받은 자가 모두 말하기를, “학에게 시키십시오. 학에게 실로 봉록과 작위가 있는데 우리가 어찌 전쟁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冬十二月, 狄人伐衛. 衛懿公好鶴, 鶴有乘軒者. 將戰, 國人受甲者皆曰, 使鶴, 鶴實有祿位, 余焉能戰.)

    偶耕(우경) - 《논어論語•미자微子》: 장저와 걸닉이 나란히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가 그곳을 지나다가 자로를 시켜 나루터를 묻게 하였다.(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津頭: 장저와 걸닉의 이야기에도 나루터가 나온다.

     

    # 오언배율이다. 배율은 압운자를 제외하면 같은 글자를 중복하여 사용해도 되는데, 이 시에서는 한 자도 중복하지 않았다.

    이영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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