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寓目 우목/두보
한국한시/한국한시협회
2023. 3. 30. 21:33
寓目 우목
눈길 가는 대로
一縣葡萄熟1 일현포도숙
秋山苜蓿多2 추산목숙다
關雲常帶雨3 관운상대우
塞水不成河4 새수불성하
羌女輕烽燧5 강녀경봉수
胡兒掣駱駝6 호아철낙타
自傷遲暮眼7 자상지모안
喪亂飽經過8 상란포경과
온 고을에 포도가 무르익고
가을 산에 거여목이 많다.
관문의 구름은 늘 비를 머금는데
변방의 물은 강을 이루지 못한다.
강족의 아낙은 봉화를 가벼이 여기고
호족의 아이는 낙타를 끈다.
절로 가슴 아프나니, 노년에 눈으로
난리를 지겹도록 겪어 보았도다.
이 시는 두보가 건원 2년 진주에서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1 一縣(일현) - 진주를 가리킨다.
2 苜蓿(목숙) - 거여목. 말이 즐겨 먹는 풀의 일종.
[一縣 2구]
《사기․대원전 大宛傳》: 대원국 일대에서는 포도로 술을 만드는데 부자들은 만 석이 넘게 저장한다. 오래 된 것은 수십 년이 되어도 상하지 않는다. 풍속이 술을 좋아한다. 말은 거여목을 좋아한다. 한나라 사신이 열매를 가지고 와 천자가 처음으로 이궁의 별관에 그것을 심었다.
3 關雲(관운) - 서역으로 통하는 관문의 구름.
4 成河(성하) - 강을 이루다. 새외 지역은 지대가 높고 막힌 곳이 없어 강을 이루지 못한다.
5 烽燧(봉수) - 봉화. 낮에 연기를 피워 올리는 것을 ‘烽’이라 하고, 밤에 불을 밝히는 것을 ‘燧’라 한다.
6 掣(철) - 당기다.
[羌女 2구]
강족과 호족이 섞여 산다는 것은 세태의 변화가 매우 염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두보가 이를 보고 탄식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진농秦隴 지역은 결국 토번에게 점령당했다.
7 遲暮(지모) - 노년기.
8 喪亂(상란) - 난리. 飽(포) - 배부르다. 물리다. 여기서는 지겹도록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 이 시는 변방에 대한 시름을 말하고 있다. 앞의 6구는 모두가 눈으로 본 것이다. 끝에서 ‘眼’이란 자를 씀으로써 제목을 환기시키고 있다. 첫째 연은 생산되는 물산이 색다른 것을 말하고 있고, 둘째 연은 지질과 기후가 다른 것을 말하고 있으며, 셋째 연은 그곳 사람들의 풍속가 습성을 말하고 있다.
문1) 이 시의 장법은?
문2) 수련, 함련, 경련이 모두 중원과 다른 점을 말하고 있어 세 연이 병렬된 듯하다. 그렇다면 세 연의 순서를 바꿀 수 있는가?
문3) 제5구의 평측 배열에서 알 수 있는 사항은?
문4) 미련에 담긴 시인의 감정은 세 층차로 점층되어 있다. 무엇인가?
山寺 산사
산사
野寺殘僧少1 야사잔승소
山園細路高2 산원세로고
麝香眠石竹3 사향면석죽
鸚鵡啄金桃4 앵무탁금도
亂水通人過5 란수통인과
懸崖置屋牢6 현애치옥뢰
上方重閣晩7 상방중각만
百里見秋毫8 배리견추호
들 절엔 남은 중이 적고
산 뜨락엔 좁은 길이 높기만 하다.
사향노루는 석죽화에 잠들어 있고
앵무새는 금빛 복숭아를 쪼고 있다.
어지러운 물이 사람 지나는 곳에 통하고
절벽에 집을 견고하게 지어놓았다.
방장의 높은 누각에 저녁이 되었는데
백리에 가을 터럭이 보인다.
이 시는 건원 2년 가을 두보가 진주에 있을 당시 진주 동남쪽에 있는 맥적산麥積山의 서응사瑞應寺에 가서 본 경물을 읊은 것이다. 맥적산은 진주 동남쪽 100리에 있는데 진 지역의 으뜸가는 풍경구이다. 後秦 즉 요진姚秦 때에 산 뒤 쪽에 서응사를 세웠다. 기록에 의하면, 맥적산의 모습은 보리를 쌓아놓은 듯하다. 바위를 파고 감실을 두어 각도閣道가 빙빙 돌아 위 아래로 천여 장이며, 산 아래 물은 종횡으로 건널 수 있다.
주석
1 野寺(야사) - 성 밖에 있는 절. 여기서는 맥적산 서응사를 가리킨다.
2 山園(산원) - 산 중의 정원. 여기서는 서응사 뜰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절이 높은 곳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3 麝香(사향) - 사향노루. 새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石竹(석죽) - 석죽화. 들꽃의 일종.
4 金桃(금도) - 복숭아의 일종. 기록에 의하면, 태종 정관貞觀 연간에 강국康國에서 복숭아를 바쳤는데 크기가 거위 알 만하고, 그 색깔이 금과 같아서 금도라고 불렀다.
[麝香 2구]
‘사향’과 ‘앵무’는 모두 진주나 농우隴右지역에서 사는 것들인데, 여기서는 그것을 절에서 기르고 있음을 말한다. 이 2구는 원래 절의 황량함을 묘사한 것인데, 진주와 농우에서 나는 새와 짐승, 꽃과 나무로 표현하니 말이 도리어 정밀하고 아름답다.
5 亂水(난수) - 어지럽게 흐르는 물. 通人過(통인과) - 사람이 지나는 곳으로 통하다. 어지럽게 흐르는 물이 사람이 다니는 곳으로 통하여 흐른다는 것이다.
6 懸崖(현애) - 절벽. 혹은 절벽에 매달다. 置屋牢(치옥뢰) - 튼튼한 집을 지어놓다. 이 구절은 절벽에 집을 튼튼하게 지어놓았다는 말이다.
7 上方(상방) - 주지승. 혹은 주지승이 거처하는 곳. 重閣(중각) - 복층으로 된 누각.
8 秋毫(추호) - 가을 터럭.
# 이 시는 명승지에서 노닌 일을 적은 것이다.
문1) 함련 2구가 의미하는 것은?
문2) 함련 2구의 대장구의 묘미는?
문3) 제7구의 ‘晩’ 자가 의미하는 것은?
<보충>
賦得春柳送別二首․ 부득춘류송별이수
怪底筵開恨酒觥 괴저연개한주굉
千絲舞態惹情生 천사무태야정생
最宜春日留人久 최의춘일류인구
乃植芳塘拂水輕 내식방당불수경
微雨成陰阡漸暗 미우성음천점암
靜波倒影樹偏明 정파도영수편명
一枝贈意將攀折 일지증의장반절
擾擾離憂已若酲 요요리우이약정
*《시경·절피남산節彼南山》에 “근심어린 마음이 술병 난 듯하다(憂心如酲)”라는 말이 있다.
봄버들을 읊어 송별하다 제1수
이상하다
어떤 자리가 열렸기에 술잔을 한스러워하나?
천 가닥 실 같은 버들가지의 춤추는 자태가
사람 마음을 끄니,
봄 날에 사람 오래 붙잡아두기에는
이것이 가장 적당하다 하여,
아름다운 못가에 심어
가지가 물을 가볍게 스치게 했을 텐데.
가랑비로 흐려져
길이 점점 어둑해지는데,
고요한 물결에 비친
이 나무가 유난스레 밝구나.
마음을 드리고자
가지 하나를 꺾으려고 하는데,
이별의 시름이 이미 어지러워
술병이 난 듯 괴롭네.
# 버들가지를 꺾어주는 것은 떠나는 사람을 붙잡아두고 싶다는 뜻에서지만, 그 버들은 도리어 이별의 시름을 더해 줄 뿐이다.
其二 기이
却疑始植求何好 각의시식구하호
竟歎長枝垂恨縈 경탄장지수한영
樽琖暫時聊共坐 준잔잠시료공좌
風塵遠路且孤征 풍진원로차고정
黃芽今已成煙景 황아금이성연경
白絮行將亂客情 백서행장란객정
遊子休看飄影落 유자휴간표락영
心中愁緖眼中盈 심중수서안중영
봄버들을 읊어 송별하다 제2수
도대체 무엇이 좋다고 처음 심었을까 하고
다시 의심해 보면서,
긴 가지가 이별의 한을 매달고서 드리워져 있어
결국 탄식하고 만다.
술잔 잡고
그럭저럭 잠시 함께 앉았지만,
풍진 속 길고 긴 길을
앞으로는 홀로 가게 되겠지.
노란 빛 싹이
이미 아련한 봄 경치를 이루었으니,
흰 버들솜이
머지않아 나그네 심정을 어지럽힐 터.
길 떠난 이여
흩날리며 떨어지는 그 솜의 모습 보지 마시라.
보게 되면
마음 속 이별의 심사가 눈앞에 가득 펼쳐져 있을 것이니.
# 허공에 가득 날리는 버들 솜의 어지러운 모습은 심중에 가득한 시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마음속에 있는 이별의 심사가 눈에 보이게 된 것이다.
<참고> 賀鑄 <靑玉案>: 試問閒愁都幾許, 一川煙草, 滿城風絮, 梅子黃時雨
문1) 제1수와 제2수의 내용상의 차이는?
문2) 제2수의 수련과 미련이 조응하는 제1수의 연은?
문3) 두 수의 압운과 대장구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렇게 한 의도는 또 무엇인가?
문4) 제1수 함련 대장의 특징은? 제1수 경련에 투영된 감정은?
문5) 시제를 고려할 때 시 본문에 보이는 특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