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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년 전 퇴계의 '위대한 물러남' 배운다...경복궁서 안동까지 '퇴계 귀향길' 재현역사/한국사 2023. 3. 27. 22:42
454년 전 퇴계의 '위대한 물러남' 배운다...경복궁서 안동까지 '퇴계 귀향길' 재현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행사 경복궁서 27일 출발
재현단 45명, 내달 9일까지 14일간 약 270㎞ 여정
27일 서울 경복궁 사정전에서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 개회식을 열고 14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사진제공 안동시
[안동=안동인터넷뉴스]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퇴계 이황(1501∼1570)은 그의 나이 69세에 이조판서로 임명되자 관직을 사양한다.
임금과 조정 신료들이 만류했으나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여러 차례 사직을 청한 끝에 결국 퇴계는 1569년 3월 4일 귀향 허락을 받아냈다.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더 큰 일을 하길 바랐던 그의 '마지막' 귀향길이었다.
퇴계가 임금의 만류에도 물러남의 길을 택한 것은 선생이 평소 염원했던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善人多)을 위해 사람다운 사람, 인격적 지도자인 선비를 길러내기 위함이었다.
약 450년 전 퇴계가 걸어간 길을 따라 그의 삶과 정신적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퇴계 귀향길 재현행사’가 열린다.
경북도와 안동시, 도산서원은 27일 서울 경복궁 사정전에서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 개회식을 열고 14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행사는 경복궁에서 안동 도산서원에 이르는 700리길 구간 곳곳에 남아 있는 선생의 삶과 정신을 배우고 귀향 당시 마음을 되새기며 올바른 선비정신을 깨닫는 여정으로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행사를 축소 진행해 왔으나 올해 개막식에는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제1차관, 이경훈 문화재청차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등 내빈들뿐 아니라 관련 학자, 이치억 퇴계 종손 등 유림과 일반인 참가자 등 200명 이상이 참여했다.
45명으로 구성된 재현단은 선조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귀향길에 오른 서울 경복궁에서 출발해 남양주, 양평, 여주, 충주, 제천, 단양, 영주, 안동 등 5개 광역자치단체를 지난다. 천리길이 넘는 총 270㎞ 거리를 13박 14일 동안 퇴계선생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진정한 지방시대를 개척한 선생의 참뜻을 되새고 지역의 역사유적·문화유산에 대한 학습도 병행한다.
특히 올해는 초등학생 2명, 중학생 9명, 고등학생 6명 등 학생 17명도 걷기에 참여하는 가운데 퇴계학을 공부하는 학자뿐 아니라 다른 학파의 후손, 기독교인 등도 있다고 행사 주최 측은 전했다.
재현행사 코스인 충주관아공원, 청풍한벽루, 영주시 이산서원 등에서는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여 퇴계선생이 귀향하던 당시를 회상하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규모 행사도 진행된다.
아울러 퇴계의 사상과 학문 세계를 배울 기회도 마련된다.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배병삼 영산대 교수, 강구율 동양대 교수 등이 일일 강사로 나서 퇴계가 왜 서원 운동을 펼쳤는지, 당시 조선의 선비 사회가 어떠했는지 묻고 배울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실천과 공경, 배려, 존중의 선비 정신을 실천하고 서원을 통한 지방 인재 양성, 지역공동체 형성 등 지방시대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신 가르침을 되새겨 계승·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퇴계선생의 귀향길 여정이 선생의 삶과 정신에서 가르침을 깨치는 구도의 길이라는 점 외에도 자연과 인문을 아우르는 새로운 걷기 문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500여 년 전 선생이 남긴 물러남의 정신과 후학 양성의 뜻을 되새기며 현 사회가 직면한 지방시대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출처 : 안동인터넷뉴스(http://www.ad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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