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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한 군대’ 복원과 광개토대왕의 대외전략 /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좋은 글 2022. 10. 15. 13:13

    ‘강한 군대’ 복원과 광개토대왕의 대외전략

    • 기자명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국군의 역사는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역사다. 2018년 10월 1일. 건군 70주년 국군의 날 행사가 ‘축하 위문 행사’ 정도로 축소돼 열린 적이 있다. 당시 5년마다 해 왔던 국군 시가행진을 하지 않은 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나왔다.

    건군 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렸다. 한국전쟁에서 국군이 100만 명 희생(전사, 부상, 실종 포함)됐다. 육탄으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국군과 학도병의 핏값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평화를 만드는 원동력은 강한 군대이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금방 끝날 것 같던 전쟁이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황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병력 투입 동원령에 러시아 국민의 저항과 도피 행렬을 보면서 국민 정신전력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 9월 8일. 북한은 핵무기를 법에 따라 사용하겠다면서 선제타격의 길을 열어 놓았다. 또한 지난 12일 북이 2000km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핵무기 공격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친북노선의 안보자해 행위로 강한 군대를 방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군의 정신전력을 키워 북의 야욕을 분쇄할 수 있는 ‘강한 군대’를 복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갈수록 고조되는 북핵 위협에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술핵 재배치, 미국 전술핵 공유,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등 검토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핵보다 더 나은 체제안전 보장은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동아시아 세력 질서 속에서 한국의 존립 방략(方略)과 관련해 5세기 전반 고구려가 구사한 국가전략에서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민족 최고의 정복군주인 고구려 제19대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 374~412, 재위 391∼412)의 이름은 담덕(談德)이고 고국양왕의 아들이다. ‘나면서부터 기골이 장대했으며 뛰어나고 활달한 뜻이 있었다.’고 <삼국사기>에 전한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등극한 광개토대왕은 한국 최초의 연호인 ‘영락(永樂)’을 사용하였다. 먼저 백제를 공격해 임진강 지역의 땅을 빼앗아 백제와의 전쟁에서 죽은 조부(고국원왕)의 원한을 갚았고, 이후에는 거란과 숙신을 공격했다. 400년에는 신라 내물왕의 요청으로 5만 원군을 보내 왜구를 격퇴시켰다. 이로서 명실 공히 ‘해륙(海陸)국가’의 위상을 차지하였다.

    재위 21년 동안 광개토대왕의 대외전략은 중국의 혼란을 틈탄 ‘북방 공격’이었다. 후연의 공격을 물리쳐 옛 고조선의 영토를 되찾았고, 부여와 말갈 지역까지 땅을 넓혔다. 이로써 광개토대왕은 북으로는 만주의 흑룡강 지역, 남으로는 임진강 유역, 동으로는 두만강 하류의 북간도 지역, 서로는 랴오둥 반도에 이르는 땅을 확보함으로써 ‘만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광개토대왕은 뛰어난 전략가였으며 역사적 통찰을 바탕으로 고구려의 새 역사를 열었다. 414년 아들 장수왕이 길림성 집안현에 건립한 ‘광개토대왕릉비(호태왕비)’가 그의 업적을 말해준다.

    “왕의 은택이 하늘까지 미쳤고, 위엄은 온 세상에 떨쳤다. 나쁜 무리를 쓸어 없애자 백성이 모두 생업에 힘쓰고 편안하게 살게 되었다. 나라는 부강하고 풍족해졌으며, 온갖 곡식이 가득 익었다. 그런데 하늘이 이 백성을 불쌍히 여기지 않았나 보다. 39세에 세상을 버리고 떠나시었다.”

    훗날 칭기즈 칸이 동유럽까지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고구려의 우수한 유전인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서양의 정복왕 알렉산더보다 더 넓은 영토를 경략한 ‘왕 중의 왕’ 광개토대왕을 경모하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無雙勇猛氣堅持(무쌍용맹기견지) 견줄 데가 없이 용감한 기상을 굳게 견지했고

    鐵甲騎兵海陸馳(철갑기병해륙치) 철갑을 입은 고구려 기마병은 온 천하를 질주했네

    濟服滅燕三國首(제복멸연삼국수) 백제를 정복하고 연나라를 쳐 삼국의 종주가 됐고

    幇羅逐日四維基(방라축일사유기) 신라를 도와 왜를 축출하여 한반도의 기초 되었네

    東西征伐王中覇(동서정벌왕중패) 동쪽·서쪽을 정벌하여 ‘왕 중 왕의 패자’가 되었고

    南北和平永樂治(남북화평영락치) 남북의 화평을 가져와 ‘영락의 치’를 이루었네

    恩澤于天威振世(은택우천위진세) 은택이 하늘에 미쳐 위엄은 온 세상에 떨쳤고

    嗚呼不惑捨生涯(오호불혹사생애) 아 슬프구나! (영웅의) 생애 40에 붕어하다니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출처 : 일요서울i(http://www.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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