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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노자 <도덕경> 2장
    철학/동양철학 2023. 7. 29. 09:37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 공을 세우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는 노자의 말이다(<도덕경>2장). 비록 내가 씨를 뿌리고 심지만, 그것을 반드시 내가 거두려고 하지 않는 마음이다.

    성공했다는 것을 내 노력이나 공로임을 강조하는 마음은 세상을 황폐하게 한다. 성공한 것이 자기 공로가 아니라 은혜임을 받아들이고, 그 공로의 혜택을 흘러가게 하는 것을 기쁨으로 아는 마음이 '공성이불거'의 마음이다. 만일, 공성이불거의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 공동체는 훨씬 더 깨끗하고 아름답고 풍성하리라.

    미국에 유학을 갔을 때의 일이었다. 학교로부터 등록금과 기숙사비 뿐 아니라, 생활비까지 받아서 생활했다. 차도 없고 모든 것이 불편한 상황에서 먼저 간 선배들이 물심양면 도와주었다. 내가 너무도 황공해하고 미안해할 때 그분들이 한 말이 있다. "우리도 그렇게 많은 친절한 도움을 받아왔기에, 이렇게 베풀고 섬기는 것이니 전혀 미안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 했다. 내가 베풀지만, 그 열매를 돌려받으려 하지 않고, 그 친절히 흘러가게 해준 것 같다.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 공을 세우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어느 위치에 있든지, 공성이불거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따뜻하고 깨끗하리라.

    夫唯弗居(부유불거) 是以弗去(시이불거)

    그 직위에 오르지 않기 때문에 이로써 떠나지 않는 것이다.

    공을 이루고 거기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그 공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연을 보면,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이다. 공(功)이란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고 움켜 잡는다고 해서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 잡으려고 할수록 놓쳐버릴 것이다.

    그러하므로

    성인은

    함이 없음의 일에 처하고

    말이 없음의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은 스스로 자라나는데

    성인은 내가 그를 자라게 한다고 간섭함이 없고,

    잘 생성시키면서도

    그 생성의 열매를 소유함이 없고,

    잘 되어가도록 하면서도

    그것에 기대지 않는다.

    공이 이루어져도

    그 공속에 살지 않는다.

    대저 오로지

    그 속에 살지 아니하니

    영원히 살리로다!

    노르웨이의 어느 산. 바위틈에 바위가 끼어 있는 모습

    是以聖人處無爲之事 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시이성인처무위지사 시이성인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따라서 성인은 무위에 처하고 말하지 않는 가르침으로 행한다.

    萬物作而不辭 生而不有

    만물작이불사 생이불유

    만물을 만들고도 공치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낳고도 소유하지 않는다

    爲而弗恃也 功成而弗居

    위이불시야 공성이불거

    일을 한 후 자랑하지 않으며 공을 이룬 후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夫唯弗居 是以弗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머물지 않기에 자리를 잃는 일도 없다.

    노자 <도덕경>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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