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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 이난(四美二難)좋은 글 2023. 6. 16. 23:49
사미(四美)는 경우에 따라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치(治)ㆍ안(安)ㆍ현(顯)ㆍ영(榮)을 말하기도 하고, 음악(音樂)ㆍ진미(珍味)ㆍ문장(文章)ㆍ언담(言談)을 말하기도 하고, 양신(良辰)ㆍ미경(美景)ㆍ상심(賞心)ㆍ낙사(樂事)를 말하기도 하고, 인(仁)ㆍ의(義)ㆍ충(忠)ㆍ신(信)을 말하기도 한다.
사난(四難) : 사미 이난(四美二難)의 준말이다. 남조(南朝) 사영운(謝靈運)의 의위태자업중시집서(擬魏太子鄴中詩集序)에 “천하에 좋은 때[良辰], 아름다운 경치[美景], 보고 즐기는 마음[賞心], 즐거운 일[樂事] 네 가지가 다 갖춰지기 어렵다.” 하였다. 사미(四美), 즉 양신(良辰)ㆍ미경(美景)ㆍ상심(賞心)ㆍ낙사(樂事)란 좋은 때[良辰]과 아름다운 경치[美景]과 보고 즐기는 마음[賞心]과 즐거운 일[樂事]를 말한다. 이난(二難)은 어진 주인[賢主]과 아름다운 손님[嘉賓]을 말한다. 당나라 왕발(王勃)의 등왕각서(滕王閣序)에 이르기를, “사미(四美)가 갖추어지고, 이난(二難)이 함께하였다. [四美具, 二難幷]” 하였다.
이색(李穡)의 ‘주금(酒禁)’이란 시는 이러하다.
꽃이 있고 술도 있고 이 몸 또한 한가하여 / 有花有酒此身閑
조물주의 큰 은혜가 세간에 가득하건만 / 造物洪恩滿世間
사미(四美)를 겸하기 어려운 게 우리들 일이라 / 四美難幷吾輩事
누각에 홀로 앉아 남산을 마주할 뿐이네 / 上樓獨坐對南山
이색(李穡)의 ‘이화월(梨花月)’이란 시에는 ‘덧없는 인생이 사미(四美)를 어떻게 갖추랴(浮生安得具四美)/상심(賞心)과 낙사(樂事)가 많이 서로 어긋나는 걸(賞心樂事多相違)’이란 구절이 있다.
이색(李穡)의 자영(自詠)이란 시에는 ‘예부터 사미(四美)를 다 겸하긴 어려운 거라(由來四美難盡兼)/홀로 서서 휘파람 불면 내 마음 만족한데(獨立獨嘯吾心甘)’란 구절이 있다.
이색(李穡)의 다른 시에 ‘적적하게 홀로 읊으매 흥은 작지 않으나(寂寂獨詠興不淺)/사미(四美)를 겸하기 어려움을 저 달은 알리라(四美難幷唯月知)’란 구절이 있고, 또 다른 시에 ‘더군다나 춘풍과 추월의 풍류가 또 따르나니(況是春風與秋月)/상심(賞心)과 미경(美景)이 더더욱 느긋하고 한가하다오(賞心美景更寬閑)’란 구절이 있다.
부상일록(扶桑日錄) 8월 12일(계해) 조에 ‘네 가지 아름다움 겸했으니 즐거움이 깊고(歡深俱四美)’란 구절이 있다.
서거정(徐居正)의 시에 ‘이렇듯 한 봄의 좋은 시절을 만났으니(値此一春好時節)/네 가지 아름다움 겸할 필요 없고말고(不須四美能得兼)’란 구절이 있다.
서거정(徐居正)의 시에 ‘미경(美景)과 상심(賞心)에다 낙사(樂事)까지 겸하였고(美景賞心兼樂事)’란 구절이 있다.
김시습(金時習)의 시에 ‘해마다 사미(四美)를 도처에서 겸했거니(四美年年到處兼)’란 구절이 있다.
신흠(申欽)의 시에 ‘사미(四美) 항상 겸하기가 어려움이 서글프니(每憐四美常難並)’이란 구절이 있고, ‘뜬 인생 네 아름다움 겸유하기 어렵나니(浮生四美知難並)’란 구절이 있다.
김종직(金宗直)의 시에 ‘좋은 경계에 다시 응당 사난(四難)을 갖추었네(勝地還應具四難)’란 구절이 있다.
이황(李滉)의 시에 ‘비바람이 휘몰아쳐 사미(四美)를 방해하네(風雨飜令四美窮)’란 구절이 있다.
기대승(奇大升)의 시에 ‘아름다운 경치 걷어잡기 어려우나(美景知難攬)/좋은 때에 다행히 함께 놀았노라(良辰幸與游)’란 구절이 있다.
김상헌(金尙憲)의 시에 ‘사미(四美)에다 이난(二難), 누가 함께 할 수 있으리오(四美二難誰可幷)란 구절이 있다.
이덕무(李德懋)의 시에 ‘글 모임 언제고 사미(四美)를 겸하길 기약하네(文會長期四美兼)란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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