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좋은 글 2023. 4. 4. 22:51
강호(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興)이 절로 난다
탁료 계변(濁醪 溪邊)에 금린어(錦鱗魚) ㅣ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閑暇) 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춘사(春詞)〉
'강호(江湖)'는 자연을 말한다. (대유법)
'미친 흥(興)'은 미친 듯한 흥으로 아주 좋은 상태이다.
'탁료 계변(濁醪溪邊)'은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이다.
'금린어(錦鱗魚)'는 쏘가리이다.
'탁료 계변에 금린어 안주로다'는 안빈낙도(安貧樂道), 안분지족(安分之足) 한 삶을 말한다.
'한가(閑暇) 하옴'은 한가함을,
'역군은(亦君恩)이샷다'는 임금님의 은혜입니다로 '유교적 충의'(江湖歌道)를 볼 수 있다.
강호(江湖)에 여름이 드니 초당(草堂)에 일이 업다
유신(有信)한 강파(江波)는 보내나니 바람이다
이 몸이 서늘해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하사(夏詞)〉
'초당(草堂)'은 억새나 짚 따위로 지붕을 인 조그마한 집으로 초가집을 말한다.
'유신(有信)한 강파(江波)'는 믿음이 있는 자연을 말한다.
'유신한 강파는 보내나니 바람이다'는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있음을, 또는 인간과 달리 신용이 있음을 말한다.
'서늘해옴'은 서늘하게 잘 지내고 있음을 말한다.
강호(江湖)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소정(小艇)에 그물 시러 흘리 띄여 더져 두고
이 몸이 소일(消日) 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추사(秋詞)〉
'고기마다 살져 있다'는 자연에 대한 풍요로운 인식을 볼 수 있다.
'소정(小艇)'은 작은 배이다.
'흘리 띄여'는 흐르게이고,
'더져두고'는 무위자연(無爲自然),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자연 상태를 말한다.
유유자적의 삶의 태도를 볼 수 있다.
'소일(消日)'은 느긋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음을 말한다.
강호(江湖)에 겨울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 동사(冬詞)〉
'기픠'는 깊이이고,
'자히 남다'는 한 자(30.3㎝)가 넘는다.
'빗기'는 비스듬히이고,
'누역'은 도롱이(짚으로 만든 비옷)이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는 소박한 삶으로 안빈낙도(安貧樂道), 안분지족(安分之足) 한 삶을 말한다.
◇ 갈래: 평시조, 연시조
◇ 성격: 풍류적, 낭만적
◇ 화자: 표면적 화자(맹사성)
◇ 시적 상황: 사시사철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음
◇ 정서와 태도: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임금님의 은혜(유교적 덕목)를 잊지 않음
◇ 표현상 특징: 각 수 모두 초장이 '강호(江湖)에'로 시작하고
종장의 마지막은 '역군은(亦君恩)이샷다'로 끝나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음
◇ 주제: 자연을 벗 삼아 안빈낙도의 삶을 살면서 임금님의 은혜를 생각함
◇ 주제가 보이는 어휘: '강호(江湖)'는 강과 호수라는 의미로 자연을 대유함. 즉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는 화자의 처지를 잘 보여 줌
◇ 문학사적 의의
① 우리나라 최초의 연시조로 알려져 있음
② 자연을 벗 삼고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며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느끼는 선비가 그 속에서 임금님의 은혜를 표현하는 강호가도(江湖歌道)'류 작품의 시초임
◇ 주제가 유사한 작품: 송순의 〈면앙정가〉
맹사성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으로 소박한 성격과 청렴한 생활로 황희 정승과 함께 청백리의 상징이다.
뛰어나 업무 능력과 인품을 바탕으로 조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좌의정의 자리에 머물렀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음악인 향악에 지식과 관심이 많아 조선 초기 음악을 정리하였다.
#강호사시가 #맹사성 #안빈낙도 #안분지족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지역원로들, 육사문학관 '白梅' 심고 목놓아 부르다 (0) 2023.04.13 ★국가는 어떻게 망하는가 (0) 2023.04.12 아침편지 (0) 2023.04.01 🔷 臥薪嘗膽 (와신상담) 🔷 (1) 2023.03.26 자작나무, 그 결연(決然)한 겨울 (0) 202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