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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용인사’로 성공한 정복군주 진흥대왕
    역사/한국사 2022. 11. 6. 12:45

    ‘포용인사’로 성공한 정복군주 진흥대왕

    • 기자명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국가발전과 국운융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목표와 지도자의 리더십이 바로 서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외교·안보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국내정치는 혼란스럽고 경제는 불안하다. 설상가상 ‘이태원 참사’로 정부는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위기상황을 맞게 되었고, 북은 국가애도기간에 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쏘는 반인륜적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정부는 낮은 자세로 책임을 규명하고 참사를 수습, 재발방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가짜 뉴스로 촉발된 광우병 난동과 세월호 참사의 트라우마를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 좌파세력은 비극적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국민적 추모를 욕보이는 ‘정치선동’ 촛불집회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지도자의 리더십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빛난다. 세계대전과 경제공황의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영국 처칠의 예가 그러하다. 윤 대통령은 그 옛날 신라 제24대 진흥대왕(眞興大王, 534~576)의 치세(治世)에서 교훈을 얻기 바란다.

    진흥대왕은 성은 김, 이름은 삼맥종(三麥宗), 시호(諡號)는 진흥이다. 제23대 법흥왕의 동생인 입종갈문왕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법흥왕의 딸인 지소(只召)부인이다.

    진흥대왕은 처음부터 ‘준비된 지도자’는 아니었다. 7세에 왕위를 물려받아 모후(母后, 지소태후)가 섭정했다. 윤 대통령도 정치 입문 1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정치 신인이다.

    또한 ‘정치 구도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진흥대왕은 삼국 중 후진국의 한계를 딛고 국가중흥을 이끌어 삼한일통의 기반을 구축했다. 윤 대통령도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통해 국가번영을 이룩해야 한다.

    신라의 ‘국가목표’는 삼국통일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이었다. 진흥대왕이 세운 ‘국가경영전략’은 화랑과 불교를 양대 축으로 국력신장을 이룩하는 일이었다. 윤 정부의 ‘국정 목표’는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다. 윤 대통령은 좌 편향된 국가정체성을 회복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시대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

    진흥대왕은 화랑제도로 문무에서 빼어난 인재를 길렀으며, 불법(佛法)을 통해 민심안정과 국민통합을 도모했다. 이사부, 거칠부 등 전통 귀족들을 세력기반으로 가야계의 김무력(김유신의 조부)을 중용했고, 고구려에서 귀화한 승려 혜량을 승통(僧統)으로 삼았다. 가야 출신 우륵의 음악을 받아들여 신라 음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진흥대왕 대의 ‘르네상스’는 출신 성분을 가리지 않은 포용인사에 따른 결과이다.

    551년(재위 12). 18세가 된 진흥대왕은 친정(親征)에 나섰다. 연호를 ‘개국(開國)’으로 바꾸고 백제와 연합해서 고구려 남쪽 변경을 공격했다. 신라는 고구려의 10개 군을, 백제는 6개 군을 점령했다. 진흥대왕은 거칠부에 명해 백제가 70년 만에 되찾은 한성지역의 6개 군마저 공격하여 차지했다.

    그때 한강유역을 빼앗긴 고구려와 백제는 다시는 중원(中原)을 회복하지 못했고, 신라는 이를 발판삼아 100년 후 삼한일통의 대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진흥대왕은 562년(재위 23)에 대가야를 통합하고, 2년 뒤 서해안의 당항포를 통해 중국 남북조와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였다. 북방 국경지역을 순행하면서 북한산·황초령·마운령 등에 순수비(巡狩碑)를 세워서 유교적인 정치이념을 표방하였다. 신라의 영토를 세배나 확장해 사후에 태왕(太王)으로 불린 진흥대왕은 576년(재위 37) 43세의 아까운 나이에 붕어(崩御)했다.

    북한산 비봉에 우뚝 서있는 ‘진흥왕순수비’를 바라보며 냉엄한 역사의 교훈과 난마처럼 얽힌 우리 정치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하늘이 내린 위대한 정복군주 진흥대왕을 경모하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少年登極致中興(소년등극치중흥) 어린 나이에 임금이 되어 (신라를) 중흥시켰고

    後進多難勢急增(후진다난세급증) 후진국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국력을 키웠네

    終古荒邊爭奪場(종고황변쟁탈장) 옛부터 변방(경기지역)은 (삼국의) 쟁탈장이었고

    至今畿服曠前勝(지금기복광전승) 지금 경기도는 비교가 안 되는 복된 땅이네

    花郞五戒開明道(화랑오계개명도) 화랑오계는 사람의 지혜가 열리는 길이고

    佛法一心更上層(불법일심갱상층) 불교의 한마음으로 일치해 다시 한층 더 올랐네

    日就基盤巡狩北(일취기반순수북) 날로 진보해 통일 기반 위해 북쪽을 순수하였고

    英雄氣魄泰山弘(영웅기백태산홍) 영웅(진흥대왕)의 기백은 태산처럼 넓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출처 : 일요서울i(http://www.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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