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이별#신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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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서경(敍景)과 이별/신종찬(신동아의원 원장)카테고리 없음 2021. 7. 6. 11:58
[엠디저널]골목길을 나와 가지에 노랗게 움이 튼 오류정(五柳停) 늙은 왕버드나무 밑을 지난다. 신발에는 덕지덕지 진흙이 묻어난다. 검은 교복에 노란 단추가 빛났고 검은 모자에 노란 모표도 빛난다. 할머니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진학하여 시내로 가는 손자를 배웅하러 동구 밖까지 나오셔서, 늙은 버드나무처럼 일그러진 손으로 눈물을 훔치신다. 버드나무 잔가지엔 벌써 노랗게 봄이 왔지만, 큰 가지에선 썩은 그넷줄이 하릴없이 바람을 타고 있다. 버드나무는 계절마다 다른 서경과 풍취를 보여준다. 봄이면 일찍 움이 트고 꽃을 피워 새봄을 알린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늘어뜨린 녹음 짙은 가지들이 풍성한 그늘로 쉼터를 만들어준다. 늦가을이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노란 잎이 쌓여 어느새 낙엽 더미를 이룬다, 겨울에 ..